1월은 음, 어떻게 시작했더라. 늘 어떤 일이 있을 때만 근황을 썼는데 이렇게 일이 많아서 아무것도 못 쓰는 날도 생기는군요.
쓸 게 많아서 고민이 돼요. 그래서 오늘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많이 길어질 것 같네요.
가장 큰 화제부터 시작해볼까요.
#일본 도쿄여행 7박 8일
도쿄에 다녀왔어요. 일본은 두 번째, 도쿄는 처음이었습니다. 7박 8일을 다녀왔어요.
5명이라는 나름 대인원이 꾸려져서 에어비앤비를 사용해보았습니다.
전공자가 둘이라서 언어 걱정도 없고. 나름나름 문화도 낯설지 않은 덕후들이고.
여행이 길었던만큼 간략하게 써도 글이 길어졌네요.
접어두겠습니다.
혹시나 읽으시는 분들 중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을 달아주세요.
1.
#숙소_에어비앤비
숙소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일본은 이용자가 많아서 그런지 후기 잘 보고, 조건도 잘 체크하고 가면 문제가 없더라고요.
정말 꼼꼼히 뒤지고 비교해서 좋은 숙소를 찾았습니다. 뿌듯했어요. 호텔이라면 참 비쌌을텐데, 좋은 곳을 싸게 다녀올 수 있었어요.
아, 그것도 5명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3명 이하라면 그냥 호텔이 나을 것 같긴 하더라고요. 언어 문제가 전혀 없고, 도란도란 일행들끼리만 있는 걸 좋아한다면 3명부터라면 에어비앤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요.
언어 문제가 많거나, 사람 수가 적거나, 여자들만 오거나, 아주 친해서 생활 같이하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은데 같이 온다거나, 그런 경우는 그냥 호텔을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즐거우려고 오는 여행인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화는 처음부터 피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
반대로 사람 수가 좀 되고, 같이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고, 언어 문제가 없다면, 고려해보심이 좋을 것 같네요. 비용문제가 없다면 사람 수가 적더라도 좋고요. 오붓하게 여행하고 싶은 커플이라든지요.
언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혹시 모를 불화때문이에요. 여행지에서는 서로서로 신경쓸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일행 모두가 쉽게 피곤해질 수 있어요. 특히 자력으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언어가 안 된다면 더욱 곤란하고 피곤해지겠죠. 그럴 때 일행의 사이가 나빠지기 참 쉬워요.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여행은 즐거우려고 하는거니까요. 중요한 점이다보니까 왠지 강조하게 되네요.
#디저트, 음식, 먹방
많이 먹으러 가자고 다짐하고 다녀왔어요. 오사카는 아니지만, 도쿄는 참 크고 넓잖아요. 맛있는 건 그만큼 더 많겠죠. 특히 디저트를 기대하고 갔고, 정말 많이 즐겁게 신나게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사실 너무 넓어서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생각만큼 많이 먹진 못했어요. 다음에 갈 땐 더 여유롭게 다니면서 더 많이 먹으려고요.
어디를 가든 맛있는 것 천지라서 좋았습니다. 일본음식이 기본적으로 입맛에 잘 맞기도 하고, 한국에서 먹는 일본음식보다 역시 현지가 훨씬 맛있더라고요. 물가는 음, 비싸다 비싸다 많이 이야기했지만 정말 다 옛날 이야기인 것 같아요. 한국 물가가 정말 너무 많이 올랐으니까요. 가성비를 생각하면, 싼데? 싶더라고요. 서울 물가는 정말... 어딜 다니면서 무얼 먹든 비교가 되더라고요. 좀 안타까웠어요.
디저트는 최고였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길 간절히 바라요. 애프터눈 티 세트를 판매하는 가게가 부디 한국에 더 많이 생기기를. 티와 케이크의 조화는 사랑이고 최강이라고 생각해요.
#타르트 킬페봉
타르트는 킬 페 봉. 무조건 킬 페 봉. 몇 번을 일본에 가더라도, 꼭 다시 가려고요. 타르트 자체가 맛있다고 하긴 조금 어려웠는데, 과일은 정말 최고였어요. 과일 타르트는 과일이 정말 중요한데, 이렇게 맛있고 다양한 과일이라니. 특히 딸기 시즌이라 그런지 딸기 천국이었는데 ... 비주얼도 환상적이었어요. 여행기를 쓰게 되면 사진도 하나하나 올려볼까해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올리는 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요.
#모토무라 규카츠
저는 규카츠를 제대로 먹은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상상 이상으로 맛있었어요. 어쩌면 너무 비교가 돼서 그렇게 생각한 걸 수도 있지만, 그렇지만 정말 맛있었어요. 킬페봉과 마찬가지로 모토무라 규카츠도 꼭 다시 가려고요.
한국에도 요즘 규카츠가 들어오긴 하잖아요, 음. 딱 한 번 먹어봤어요. 교토 규카츠였나. 그리고 정말 후회했어요. 무엇을 먹더라도 상상 이상으로 맛이 없는 걸 먹을 수 있을거에요. 이렇게 뒤집어 엎고 싶은 가게는 처음이었어요. 정말 돈 안 내고 싶더라고요. 분식집 돈까스가 이것보다 낫겠다, 싶은 수준이었어요. 다른 규카츠 집은 안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참, 화가 났어요.
그리고 모토무라를 다녀온 이후로 더 화가 났어요. 난 왜 그때 그런 걸 먹었을까ㅠㅠ 이렇게 맛있는 걸 놔두고.
#이치란 라멘
이치란은 유명한 프렌차이즈죠. 오사카에 한 번 다녀왔을 때 먹은 적이 있는 데 그때도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이번 여행중에는 두 번을 먹었는데, 와, 이 힘든 일정중에 이렇게 에너지를 채워줄 수 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이치란은 돈코츠 라멘 한 종류만 판매하는데, 돈코츠답게 진해요. 진한 정도, 기름진 정도,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그때 그때 기분따라 입맛따라 먹을 수 있으니 좋더라구요. 맛 자체도 좋고요. 다른 맛있는 곳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돈코츠 라멘을 어디를 가서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참, 저는 라멘은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돈코츠, 쇼유, 시오 등등 전부 다요.
#키무카츠
에비스 근처에 있는 키무카츠도 다녀왔어요. 어쩌다보니 카츠 이야기만 두 번이네요. 참, 정말, 진짜로,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맛 고를 땐 주의하셔야 해요. 맛별로 느낌이 완전히 다르고, 취향따라 크게 갈릴 수가 있어요. 특이한 맛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클래식. 디폴트. 기본 맛으로 드셔주세요. 그리고 맛따라 소스와이 조화도 확 달라지니까 그 부분도 주의.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무엇이든지 다 맛있었습니다. 후추맛을 좋아해서 블랙페퍼를 먹었어요. 후추 맛이 참 강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래도 맛있었어요.
#에비스 비어 스테이션(맥주 기념관?)
술을 드실거라면, 맥주를 드실거라면, 키무카츠도 드셔보시고 그 김에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 가서 꼭 들러보세요.
겨울에는 호박 에비스가 한정으로 나온다고 해요. 이번에 다녀왔을 때 있었는데, 흑맥주입니다. 흑맥주가 입에 맞으시면 꼭 드셔보시길 바라요. 맛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제발, 죽어도, 사와는 드시지 마세요. 자몽덕후에 알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는 자몽 사와를 시켰다가 눈물을 철철 흘렸습니다. 왜 이런 (맛있을 것 같은)곳에서 이런 맛없는 걸 파는 걸까요. 후회가 막심했어요. 부디 그냥 비어 스테이션에서는 비어를 마십시다.
이 아래는 여행 속 덕질 이야기예요.
2.
#아키하바라
덕후의 성지.
이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요.
신품(새것, 새 물품)을 원하시는 분들은 애니메이트샵.
중고에서 원하는 것들은 건져보겠노라 하시는 분들은, 이 곳은 음. 광산수준이에요. 열심히 발굴하시면 됩니다. 열심히 열심히 다 뒤지고, 열심히 열심히 다 캐가시면 돼요. 저는 참 행복하게도 정말 많이 건져왔습니다.
분야별로 조금씩 다르긴 한데, 저는 주로 CD파입니다. 음악CD나 드라마CD류로요.
#가게 추천
'라신반', '스루가야', '트레이더스'.
트레이더스는 본점의 특가코너가 좋았어요.
사실 DVD/BD는 가게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아요. CD도 그렇긴한데, 기본적으로 중고CD의 가격이 파격적이에요. 그리고 특가 코너는 어디든지 매의 눈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CD를 대체 몇 장을 건진건지 ㅎㅎㅎㅎㅎㅎㅎ 행복하네요.
종합적으로는 라신반을 추천드려요.
피규어는 라신반과 스루가야, 중간중간에 있는 여러 가게들을 꼼꼼히 살펴보시면 좋아요.
카드에 관심이 있으시면 트레이더스 3호점이나, 라디오회관.
코믹스와 관련물품은 만다라케. 아키하바라점은 못 다녀오고, 시부야 만다라케를 다녀왔어요. 이곳만다라케는 일러스트집이나 한정판, 드라마CD나 일부 CD도 제법 있었습니다. 모치즈키 쥰 작가님의 일러스트집 odds and ends를 건져왔습니다. 다 품절이라 못구하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냅다 사왔습니다. 행복했어요.
#지역별 성격
가게들이 지역별로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아키하바라는 종합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아무래도 중립적 성향~남성향 사이에요. 중립에 가깝지만요. 여성향도 찾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물량상(?) 당연하게도 남성향 작품을 찾아보기가 더 쉬운 편이에요. 그렇다고 아주 극단적인 작품들만 보이거나 하진 않아요. 찾자면 찾을 수 있고, 코너는 상당히 많이 있지만요. 일반적인 소년만화나, 저처럼 애니송이나 전반적인 물품들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시지 않은 여성향 분들은 일정이 촉박하다면 생략하셔도 좋을지도 몰라요.
이케부쿠로는 오토메로드라고 불릴만큼 여성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행사 성격이 강해요. 코스프레 관련 물품도 이쪽이 훨씬 많이 보였구요. 이케부쿠로 라신반과 아니메이트, 만다라케는 여성향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신 규모는 정말 작아요. 관이 이곳 저곳에 나누어져 있구요. 혹시나 남성분들은 아키바에서 홀릭했다고 해서 굳이 다른 지점 물건을 살펴보겠다고 이케부쿠로에 오시진... 않으셔도 됩니다. 행사가 따로 있다면 오셔도 좋고요. 아, 대신 북오프는 좋습니다.
시부야는 그냥 넓어요. 그래서 굳이 성향이랄 것도 없고, 덕후를 위해서 있는 곳도 아니지만, 덕후가 좋아할 곳은 많습니다. 그냥 넓어서, 뭐가 많거든요. 위에서 말했듯이 만다라케도 있고, CD가게가 제법 많았네요. Production I.G. 스토어도 있었구요(크진 않았지만). 타워레코드는 유명하구요.
3.
#복면계노이즈(복면노이즈) Alice - SONGS OF THE ANONYMOUS NOISE-
네. 결국.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던 이 앨범을. 진짜로. 정말로. 가서. 사왔습니다. 행복합니다.
뱃지도 하나 주고, 포스터도 하나 주더라구요. 포스터는 아직 못 붙였어요. 조심조심 한국으로 데려오느라 힘들었네요. 다음에 이렇게 새로 발매된 앨범을 사올 일 있으면 지관함이든 도면통이든 구해서 가져갈까봐요.
곡은 지금껏 나온 곡들이 한꺼번에 들어있어요. 신곡도 들어있고, 곡도 좋았어요.
한정판으로 샀는데 한정판에 들어있는 보너스cd에는 시부야에서 진행했던 라이브 행사 녹음 음원이 있습니다.
사실, 복면계노이즈 노래들이 좀 많이 독특하잖아요. 라이브로 부를만한 곡들은 아니긴 하죠. 그래서 좀 아쉬운 감은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두 분 성우님들과 스타일이 맞는 곡도 아니고요. 하야미 사오리님도, 타카가키 아야히님도 노래 참 잘 부르시는 분들인데도 아무래도... 아니 이런 곡이 스타일이 맞는 분이 계시긴 하려나... 없지 싶긴 해요.
그래도 정말 좋습니다. 요즘은 스트리밍이 다 되다보니까 이렇게 신곡을 앨범 사서 처음 들어본 건 처음이네요.
#복면계노이즈 드라마cd 한정판 13권, 14권
라신반에서 건져왔어요. 발견하는 순간 환희에 젖어 함성지를뻔했네요. 감사합니다 중고로 팔아주신 분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지난번 6권? 7권? 이후로 진도를 나가지 못해서 읽고 듣는 건 좀 더 뒤가 될 것 같아요.
여행다녀오느라 통장이 많이 힘들어해서(눈물) 좀 여유로워지면 뒷권을 사서 읽어야죠.
여기에도 신곡이 들어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모조모
음, 쓰자니 너무 다양하고 자잘해서 어렵네요. 나머지는 나중에 자세한 여행기를 쓰게 되면 후기처럼 쓰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CD를 정말 많이 구해왔어요. 샤먼킹 op/ed/ost 싱글과 앨범이라든지, 도서관전쟁 DJCD라든지, 미즈키 나나와 T.M.Revolution의 혁명 듀얼리즘 CD+DVD 한정반이라든지...
그리고 네오안젤리크 어비스(애니메이션) DVD도 일부 정말, 파격적인 가격으로 건져왔어요.
네오 안젤리크 천사의 눈물을 찾고 싶어서 갔는데, 있긴 있지만 정말 비싸더라구요. 그래서 그건 포기했고, 대신에 예약 특전을 구해왔습니다. 예약을 못했으니 특전을 이렇게라도 구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 정말로 종이책을 소장할 수 있기만해도 기뻐서 이루 말을 다 하지 못했을텐데, 정말 감사한 구성이에요.
2월 말이 참 기대됩니다.
종이책 소식이 올라오고 나서 카카오페이지 검을든꽃 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밀리언도 달성했더라구요.
이 좋은 작품이 밀리언이 안 되어 있는게 내심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넘은걸 보니 좋았어요.
여러 작품을 많이 보았지만, 이 작품은 제 마음 속 순위의 탑을 달립니다.
전개, 세계관, 스토리, 묘사, 연출, 캐릭터, 참... 제가 봐 온 작품들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었어요.
수많은 작품들이 제각기 장점을 갖고 있지만, 검꽃은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장점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읽으면서 행복하고 즐겁고, 뒷이야기에 조마조마해지는 작품이었어요.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좋은 작품이었구요.
이 순위를 투닥투닥 엎치락뒷치락, 그냥 공동 1위에 올리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에보니"예요.
두 작품은 아무래도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기에 비교를 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그냥 나란히 제 마음 속 탑입니다.
두근두근하네요. 얼른 책으로 만나보고 싶어요. 작가님의 차기작도 기대가 되구요.
은소로 작가님의 "교룡의 주인"도 유명하던데, 이 작품은 아직 접해보질 못했네요. 기다리는 동안 한 번 알아볼까봐요.
"역광은 그림자를 잠식한다"는 읽었어요. 이 작품도 좋았습니다. 검꽃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아무래도 검꽃에서 작가님의 필력이 더 상승한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요. 검꽃을 읽기 전에 읽었더라면 그런 생각보다는 감탄을 했을 것 같아요. 아직 검꽃이 완결나기 전에 읽어서, 작가님의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역광도 전개가 짜임새있는 편이었는데, 검꽃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정말 탄탄하고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더욱 다음이 기대됩니다. 어떤 성향의 작품이 될지 알 수 없으니,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작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단순히 속 시원함, 매력적인 캐릭터, 이런걸 떠나서 작가님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흐름이 참 마음에 들어요. 그런만큼 앞으로도 은소로 작가님의 작품을 계속해서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취향이 잘 맞는 것도 확실한 것 같구요.